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 빨간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은 1908년 출간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 온 명작입니다. 특히 2017년부터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앤 위드 앤 E(Anne with an E)는 원작을 새롭게 해석하며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원작과 드라마 사이에는 여러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작품을 비교하며,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요소가 새롭게 추가되었는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앤 셜리의 캐릭터 – 원작과 드라마 속 차이점
원작 속 앤 셜리는 긍정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입니다. 그녀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밝고 낙천적인 태도를 잃지 않으며, 마릴라와 매튜 커스버트의 사랑 속에서 성장해 나갑니다. 원작에서 앤은 감수성이 풍부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순수하고 낙관적인 인물로 그려집니다.
반면, 넷플릭스 드라마 앤 위드 앤 E에서 앤은 보다 현실적이고 복잡한 감정을 지닌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특히,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강조되며, 그녀가 겪은 정서적 상처와 사회적 편견 속에서 성장하는 과정이 부각됩니다. 드라마 속 앤은 원작보다 더 강인하고,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시대적 배경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1908년에 쓰인 원작에서는 여성의 독립성과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제한적이었던 반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드라마는 페미니즘적 요소를 강화하고, 앤을 보다 주체적인 인물로 그려냅니다.
2. 이야기 전개 – 추가된 갈등과 사회적 문제
원작 빨간 머리 앤은 앤의 성장과 일상의 에피소드에 초점을 맞춥니다. 주로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한 인간관계 속에서 앤이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그녀가 마릴라와 매튜를 만나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는 과정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그러나, 앤 위드 앤 E에서는 보다 깊은 사회적 문제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원작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여성 인권, 인종 차별, 성 정체성, 학교 내 괴롭힘 등의 주제가 강조됩니다.
- 여성 인권: 드라마에서는 여성의 교육권과 독립적인 삶에 대한 논의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앤뿐만 아니라 다이애나 배리 역시 전통적인 결혼과 가정에 갇히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며, 여성으로서의 삶을 고민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 인종 차별: 원작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인 바쉬(Black Bash)가 추가되며, 흑인 공동체와 인종 차별 문제를 다룹니다. 이는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서사로, 당시 캐나다 사회에서 존재했던 차별적 구조를 반영한 것입니다.
- 성 정체성: 드라마에서는 LGBT 관련 캐릭터가 등장하며,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차별받는 현실이 반영됩니다. 원작에서 이러한 요소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앤 위드 앤 E는 단순한 성장 드라마를 넘어,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변모했습니다.
3. 관계와 감정선 – 원작보다 깊어진 갈등 요소
원작에서는 마릴라와 매튜가 처음에는 엄격하지만, 점차 앤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집니다. 또한, 길버트 블라이스와의 관계 역시 초기에는 티격태격하지만 결국은 우정을 넘어 사랑으로 발전하는 전형적인 성장 로맨스로 전개됩니다.
반면, 드라마에서는 마릴라와 앤의 갈등이 보다 극적으로 그려집니다. 마릴라는 처음부터 엄격한 어머니처럼 보이며, 앤과의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여러 오해와 갈등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원작보다 드라마적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 보입니다. 또한, 길버트 블라이스와 앤의 관계도 좀 더 복잡하게 그려집니다. 원 작에서는 길버트가 비교적 일찍부터 앤에게 호감을 가지지만, 드라마에서는 두 사람의 감정이 보다 천천히 발전하며 현실적인 감정 변화를 보여줍니다. 한편, 드라마에서는 원작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앤의 과거 회상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원작에서는 앤이 힘든 유년기를 보냈다고 간략하게 언급되지만, 드라마에서는 그녀가 고아원에서 겪은 학대와 외로움이 구체적으로 묘사됩니다. 이는 앤이 왜 그렇게 상상력에 의존하며, 새로운 가정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는지를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들었습니다.
결론: 원작과 드라마, 각각의 매력
빨간 머리 앤 원작과 넷플릭스 드라마 앤 위드 앤 E는 같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시대적 배경과 연출 방식에서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 원작은 따뜻한 성장 스토리로,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감동적인 이야기와 앤의 순수한 성장이 중심입니다.
- 드라마는 보다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해석되었으며, 사회적 문제와 보다 깊이 있는 갈등 요소를 추가하여, 현대 시청자들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두 작품 모두 앤 셜리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리고 있으며, 원작을 좋아하는 독자들도 새로운 해석을 통해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